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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거/감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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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룩한 분노-페트라 비온디나 불프 떨면서도 아니라고 말하는 단호함에 늘 빚진다고 생각한다. 그렇게 싸우고 있는, 싸워온 사람들에게
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이녜스 바르다 작 나이 많은 여성 감독이라는 말은 바르다라는 감독을 오독하는 수식 같다. 800헥타르의 밭을 혼자 관리 하는 사람을 만나고, 그 사람의 외로움을 잠시 헤아리고 지나가는 사람은 얼마나 정확히 읽히고 싶을까
미스백(2018) 이지원 감독 작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도 자신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이 아이를 가졌으면 좋겠다. 자기가 누군지 몰라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은 절대 아이를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. 담길 수 없는 시간이 내는 생채기,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고통이 남기는 흔적을 알아서 힘들었던 영화다.
20th women 마크 밀스의 20세기 여인들 다시 봤다. 적당히 흐린 하늘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미면서 아, 이런 느낌이었어 할 수 있었다. 나는 너를 매일 조금씩 모르고 니가 내 품을 벗어났을 때의 모습을 영영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를 아끼고 궁금해한다는 것. 여전히 참 좋았다. 팀장의 지랄에 내 하루를 내맡기지 않았다는 것도, 인절미 마카롱을 발견한 것도. 경적을 울린 버스 기사님이 내가 신호를 놓치지 말라고 생각해준 것도. 이 모든 것이 과한 의미 부여라고 할지라도 나는 이 하루가 꽤 괜찮았다.
모래로 지은 집 마음을 치고 지나가는 단편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