과거/감상 (62)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도 사랑일까 (2011) 어쩜 이렇게, 내가 만약에 이 영화를 다 보고 나갔더라면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? 달라지긴 했을까? 모든 새 것들이 헌 것들이 되었을 때, 거기서 느끼는 쓸쓸함 보다는 따듯함을 볼 수 있기를. 이 가볍디 가벼운 설렘에 불려 날아가 버리지는 말 것. "모든 공백을 매울 수는 없기 때문에" 어떤 것은 그 것인채로 둘 수 있어야 한다고. <밖에 더 많다>, 이문재 내 안에도 많지만 바깥에도 많다. 현금보다 카드가 더 많은 지갑도 나다. 삼 년 전 포스터가 들어 있는 가죽가방도 나다. 이사할때 테이프로 봉해둔 책상 맨 아래 서랍 패스트푸드가 썩고있는 냉장고 속도 다 나다. 바깥에 내가 더 많다. 내가 먹는것은 벌써부터 나였다. 내가 믿어온 것도 나였고 내가 결코 믿을 수 없다고 했던 것도 나였다.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안데스 소금호수 바이칼 마른풀로 된 섬 샹그릴라를 에돌아가는 차마고도도 나다. 먼곳에 내가 더 많다. 그때 힘이 없어 용서를 빌지 못한 그사람도 아직 나다. 그때 용기가 없어 고백하지 못한 그 사람도 여전히 나다. 돌에 새기지 못해 잊어버린 그 많은 은혜도 다 나다. 아직도 내가 낯설어하는 내가 더 있다. 이전 1 ··· 10 11 12 13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