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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거/마음에 남은 글 (2021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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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울 (2021) - 피트 닥터 솔직하든 아니든 자격이 있건 없건 완전하든 불완전하든 그런 건 중요치 않고, 단풍 나무 씨앗이 빛을 가로지르며 소용돌이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느끼며 멈출 수 있다면 누구나 살 준비가 된 거라고 이야기하는 영화. 무언가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는 생각만큼 중요한 건 주어진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결정하는 태도야. 많은 걸 바꿀 수 없다고 느끼지만 아니다. 내가 바라보는 것들, 자는 시간, 먹는 것들, 느끼는 것들은 내가 즐겁다고 생각하는 걸로 채워가면 된다. 보길 잘했다. 많이 울다가 나왔다.
문맥을 위하여, 발췌번역에 반하여/김윤철 [기고] 문맥을 위하여, 발췌번역에 반(反)하여 / 김윤철 김윤철 ㅣ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생 문맥 없이 무언가를 아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. 약속 자리에 조금만 늦어도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사람들 말을 알아듣기 힘들다. 진공에서 진행될 것 같은 철학, 과학도 늘 역사적, 문화적, 사회적, 정치경제적 맥락을 바탕으로 행해진다. 즉, 문맥은 앎을 가능케 하는 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. 그러나 우리는 점점 문맥에 무뎌지고 있다. 포스트모더니티 이후로 역사라는 서사를 느끼는 건 갈수록 힘든 일이 되어간다. 세계화는 국지적 문맥을 희석하고, 소셜네트워크서비스(SNS)에서는 ‘멋진 나’ 외의 문맥이 삭제된다. 글을 디지털로 보면 문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밝혀졌다. 무엇보다, 갈수록 문맥을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