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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거/마음에 남은 글 (2020)

유약영 - 먼 훗날 우리

고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난 두 사람이 친구가 되고, 보금자리가 되고, 연인이 되고, 멀리서 그리워할 인연이 되어가는 이야기.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상대가 원하는 것들을 어떻게든 만들어 나가려는 청춘들이 사랑하고 헤어지는 이야기에 오랜만에 울었다. 지나갔기에.

샤오샤오도 젠칭처럼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이루고 싶어하는 인물이었다면 덜 쓸쓸 했을까? 젠칭은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 베이징 생활을 견디고, 샤오샤오와 사랑하며 지냈는데 샤오샤오에겐 그런 게 없어서 더 안쓰럽게 느껴졌다. 누군가를 향한 사랑, 무언가를 주고 싶어하는 마음만큼 자신을 향해서도 무언가를 줘야 한다.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. 누군가 나를 대신 해서 이룰 수 있는 나란 없다고 생각한다. 직업적으로 성공하고 그런 게 아니더라도.

또 가장 불안한 시기에 서로가 한 발자국만 떨어질 수 있었으면 달랐을까? 한 발자국 멀어지는 일이면 되는데 왜 꼭 서로의 끝을 보려고 했을까.

보금자리를 찾던 샤오샤오가 따듯해졌길. 누군가와 함께 행복해졌길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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